사실 6월에 수강해서 7월 초에 시험을 봤어야 했는데,

갑자기 집에 일이 생기고, 곧 이어서는 감기에 심하게 걸려 몇 주동안 기침을 계속해서 시험에 응시할 수 없었어요.

그리고서 원래 계획된 일정을 처리하다보니 계속 미루고 미뤄서 9월달까지 오게 되었네요..😅

사실 수강한 시점으로부터 공백이 있어서 많이 걱정됐는데요, 그래도 2주동안 수업하면서 꼬박꼬박 외워두었더니 스크립트는 금방 기억이 나더라고요.

애초에 무작정 스크립트를 짜고 외우는 게 아니라, 이야기 흐름에 맞춰 스크립트를 제공해주셔서 떠올리기 더 쉬웠어요!

또, 수업에서 다루는 서베이 스크립트나 돌발주제 스크립트 모두 활용도가 높아서 여기저기 돌려막기가 가능했어요.

덕분에 공부 분량이 많이 줄어들었던 게 촉박한 시간에 큰 도움이 됐어요.

실제로 시험장에서 나온 예상치 못한 돌발주제도 수업시간에 다룬 빈출 주제의 문장들을 엮어서 잘 대처할 수 있었어요.

또 처음 공부할 때부터 발음과 인토네이션을 많이 신경썼어요. 제공해주신 음원파일을 최대한 따라하려고 노력했어요. 특히, I've, I'd나 L과 R 또는 겹치는 발음이 연속적으로 나오는 구간,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부드럽게 발음이 안 되는 구간은 느린배속으로 따라해서 점점 빠른 배속으로 올려가며 입에서 자동으로 흘러나올만큼 연습했어요. 발음과 억양은 스터디에서 조교님이 많이 피드백해주셔서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.

그리고 좀 오글거리더라도 굉장히 오버하면서 일부러 필러 넣어가면서 연습했던 게 많이 도움이 됐어요. 사실 시간이 너무 촉박해서 6월 수강중에 iBT신청해서 봤던 모의고사 외에는 모의시험 준비를 하나도 안 하고 들어갔거든요...

시험장에 들어가니 너무 긴장돼서 이 스크립트만큼은 자신있다! 싶던 것도 더듬더듬 말하게 되고, 생각이 안 나고, 심지어 2분이 넘어갔다고 떠서 너무 당황스러웠어요. 오버스럽게 연습해도 시험장에 가면 그거의 절반 정도도 안 나오는 것 같아요. 그러니 미리미리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느낌으로 원맨쇼한다 생각하고 감정이 풍부하게 암기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!

그리고 생각이 안 날 땐 필러 문장 많이 넣어서 시간을 벌려고 노력했어요. 어차피 15번까지 40분 안에 다 못 할 것 같진 않아서(제가 본 시험장엔 초시계가 있었어요) 한 문제 끝나고 다음 문제로 넘어갔을 때 바로 플레이 버튼을 누르지 않고, 심박수를 좀 진정시키면서 다음 문제를 미리 20~30초 정도 떠올려봤어요. 예를 들어 집 휴가와 관련해서 첫 번째 질문을 받았으면, 두번째 질문은 무엇일지 예측이 가능하니까요.

수업 시간에 무작정 외우는 게 아니라 틀을 제공해주시고, 또 숙제로 나만의 틀 정리도 하고, 교재 첫장에 한국어로 스토리라인 정리되어 있는 게 많이 도움이 됐어요. 실제로 스크립트를 외울 때 그냥 외우기 보다 틀대로 한국어로 맥락을 정리하고, 더 빨리 외워지고 더 잘 떠올려지더라고요.

시험장에서 시간이 촉박할 거 같지 않아서 마음을 가다듬으면서 이 틀을 한 번 떠올려보고 문제를 플레이했어요.

너무 긴장이 돼서 일부러 좀 여유를 부렸는데 시험 시간은 30분 정도 걸리더라고요.

사실 정말 준비했던 것보다 훨씬 더듬거리고 당황해서 기억이 안 나더라고요.. 오디오 공백 채우려고 아무 문장이나 만들어내려고 막 막하다보니 문법도 틀리게 말해버린 문장도 있어서 망했다고 생각했는데, IH가 나와서 정말 다행이고 좋아요! 물론 문제 운이 조금 좋았던 것 같기도 해요!